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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혼자 있을 때 비로소 보이는 진짜 내 모습 혼자 있고 싶다. 요즘 더 그렇다.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요즘 더 더 그렇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 요즘 더 더 더 그렇다. 나에게 지난 몇 개월은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소중하다고 믿었던 이에게 상처받고, 모처럼 쉴 수 있는 주말이면 난 어김없이 책상에 앉아있어야 했다. 잠깐이나마 하고 싶은 걸 하더라도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고, 웬만한 일들은 다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혼자서 아무 말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는 지극히 원초적이고 단순한 욕구가 극에 달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김정운 문화심리학자가 쓴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책이 자연스럽게 눈에 띄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사는 건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교수직에서 내려오고, 홀연히 홀로 일본으로 떠나 일본화 공부를 하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일들을 기록한 책이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모습이 내 처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그 분은 그 다음을 위해 몸소 실천하셨고, 난 아직 시작 앞에서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다. 김정운 문화심리학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 있는 행동 속에서 특별한 특징을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책에도 나오는 메타적 시선이 뛰어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범한 우리가 평범하지 않은 우리가 되는 경험을 한다. 그렇기때문에 그분 책을 읽으면 무릎을 탁 치게 되고,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면서 이런 감탄을 계속하게 된다. “어! 맞아! 나도 그런데.” 이런 재미를 선사해주기 때문에 그 분의 책을 참 좋아한다. 난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읽고 설레기 시작했다. 혼자 있을 때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새로이 무언가를 보게 될까. 나 스스로 어떤 재미를 찾게 될까. 그런 과정을 통해 난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마치 소풍 하루 전날, 설레어 잠 못 드는 아이처럼 가슴이 콩닥거렸다. 지독하게 외로운 환경에 나를 던져 놓음으로써 적나라한 내 모습을 보고 싶다. 뒤늦은 선택이지만 후회 없는 선택이 되리라 확신한다. ---------- 나를 흔들어 놓은 문장들 ---------- 핵심 단어 : 공간생각 정리 : 남들에게 보이는 내 모습만이 진짜 내 모습이 아니다. 남들과 거리를 두고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 미국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자아自我’를 무대 위의 연기자에 비유한다. 현대 심리학에서 전제하고 있는, 일관되고 통일된 자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상호작용 의례儀禮’에 관한 미시적 연구를 통해 고프먼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인간에게는 ‘여러 자아’가 제각기 다르게 구성된다고 주장한다. 이때 무대 위의 여러 자아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상대화할 수 있는 무대 뒤의 공간이 필수적이다. 즉, 분장을 하고 분장을 지우는 ‘배후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무대 위나 무대 뒤의 한쪽만 진짜 삶이라고 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해서는 안 된다. 무대 위가 다양한 역할이 실재하는 삶이듯 무대 뒤의 삶도 진짜라는 거다. 김정운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36쪽 핵심 단어 : 시작생각 정리 :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시간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은 달력을 만들었다. 하루를 24시간으로 쪼개고, 일주일은 7일로 나누고, 한 달은 4주로 분리하고, 일 년은 열두 달로 분해했다. 그렇게 시간을 각 단위로 나누면 하루, 일주일, 한 달,한 해는 매번 반복된다. 반복되는 것은 하나도 안 무섭다. 그래서 한 해가 시작될 때마다 우리는 담배도 끊고, 살도 빼기로 결심하는 거다. 지난해를 아무리 망쳤다고 해도 새로 시작할 수 있어 즐겁다. 김정운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45쪽 핵심 단어 : 노력생각 정리 : 하나의 길을 정해놓고, 열심히 노력해서 이 길로만 가면 된다는 성공 처세서의 이야기. 그들은 갑작스러운 변수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변수로 인해 내 뜻대로 안 되면 불안하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보자면 재능이나 성격도 다 운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다들 ‘열씨미’ 노력해서 성공했다고 우긴다. 도대체 왜들 그럴까 폼 나기 때문이다. 성공을 노력의 결과로 설명하는 인과론이 산업화 시대에는 아주 폼 나는 내러티브였다. 통제 강박, 불안의 원인이 되는 이런 식의 ‘노력-성공의 인과론’은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식 성공 처세서가 세계 출판 시장을 휩쓸기 시작한 20세기 후반에야 나타난 현상이다. 정신없고 불안한 시대일수록 어설픈 ‘노력-성공의 인과론’이 잘 먹힌다. 명확하고 간결하기 때문이다.김정운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56쪽 핵심 단어 : 그리움생각 정리 : 그리움이라는 아름다운 말. 설렘이 동반되는 그리움. 우리말에서 ‘그리움’은 세계 그 어떤 단어보다 아름다운 말이다. ‘그리움’은 그림畵, 글書과 어원이 같다. 모두 ‘긁다’라는 동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긁는다는 것이 뾰족한 도구로 대상에 그 흔적을 새기는 행위라고 할 때, 활자의 형태로 긁는 것은 ‘글’로, 선이나 색을 화폭 위에 긁는 것은 ‘그림’이라는 말로 변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속에 긁는 것은 ‘그리움’이 된다. 참으로 기막히게 아름다운 단어다. 막연한 그리움이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것으로 변할 때 생기는 심리적 반응은 ‘설렘’이다. 행복의 기준으로 바로 이 설렘의 유무다. 그저 느긋하고 여유로운 상태는 행복이 아니다. 금방 지루해진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설렘이 동반된다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 된다. 사랑에는 그리움과 설렘이 동반된다.김정운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96쪽 핵심 단어 : 금지생각 정리 :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 남이 금지하지 않아도 스스로 금지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금지가 반복되고 지속될 때 생긴다. 처음에는 심리적으로 저항하고 분노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부터 금지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외적 금지가 없어도 스스로 금지하고 체념하는 ‘학습된 무기력 learned helplessness’에 빠지게 된다. 금지를 내면화하고 체념하는 것처럼 무서운 질병은 세상에 없다.김정운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166쪽 핵심 단어 : 거울생각 정리 : 내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내가 필요하다. 메타적 시선. 메타적 사고 혹은 메타적 시선이란 ‘생각에 대한 생각’ ‘시선에 대한 시선’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상위인지 meta-cognition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일상에서 메타적 사고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작동한다. 은행의 비밀번호를 정할 때, 대부분 생년월일 혹은 전화번호와 관계된 것을 선택한다. 기껏 복잡해봐야 옛날 애인 전화번호나 군번이다. 비밀번호는 쉽게 기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두 종류의 ‘나’가 작동한다. 매번 비밀번호를 생각해야 하는 ‘1번 나’와, 비밀번호를 생년월일이나 전화번호로 정해주면 ‘1번 나’가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2번 나’다. 바로 이 ‘2번 나’가 메타적 시선이다. 철학에서는 이 메타적 시선을 성찰 혹은 자기반성 self-reflection이라고 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을 획득하는 정신적 능력이다.김정운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189쪽 핵심 단어 : 감정생각 정리 : 감정 전염 현상을 이용하여 우리를 겁주는 세력들이 있다. 두렵지? 무섭지? 걱정되지 상대방의 표정이나 표현 등을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모방하면서 감정적 동화가 일어나는 현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부정적 감정의 전염이 긍정적 감정의 전염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전염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긍정적 정보로 야기되는 기쁨이나 즐거움 같은 감정보다 부정적 정보로 야기되는 슬픔, 분노와 같은 감정에 사람들은 더 빨리,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부정적 정보가 생존에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김정운의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222쪽 핵심 단어 : 표현생각 정리 : 인상파 화가처럼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표현이 가능하다. 누구나 동일하게 경험하는 세상을 화폭에 똑같이 재현하려던 이전 시대의 그림에 비해 인상파는 화가 자신의 순간적 내면의 경험을 화폭에 담으려고 했다. 이 같은 ‘재현 representation’에서 ‘표현 expression’을 가능케 한 사회적 조건이 있었다. 정해진 시간에 노동하고 나머지 시간은 쉬어야 하는 산업사회의 출현이 바로 그것이다. 여가 시간이 없었다면 인상파는 가능하지 않았다.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생에 한 번쯤 외로움이 필요한 순간 ‘고립’을 통해 ‘몰입’의 기쁨을 만나다! 4년간의 격한 외로움의 시간이 빚어낸 예술적 사유, 인문학적 성찰, 사회분석적 비평이 한 권의 책으로 이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21세기북스)는 그림과 사진, 심리학적·사회문화적 통찰이 총망라되어 있는 크로스오버 도서로, 전방위적 행보를 보여온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예술가적 면모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첫 책. 지난 4년간 축적해온 내면의 사유와 성찰이 지성과 감성, 예술성을 아우르는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표지 그림 ‘외로움과 그리움 사이’ 역시 김정운의 작품이다. 나이 오십 넘은 남자가 홀로 밥해 먹고 빨래하며, 남는 시간은 오롯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서툴지만 개성 있는 그림은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내며, 심리학적 분석이 담긴 글을 통해 ‘자아’와 ‘세계’에 대한 주체적 성찰로 완성되었다. 거기에 일상의 찰나를 포착한 사진과 촌철살인의 유머가 더해져, 유쾌하고 편안한 ‘인간 김정운’의 면모까지 친근하게 담아냈다. 각 글의 말미에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키워드들이 수록되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프롤로그 | 가끔은 정말 격하게 외로워야 합니다

PART 1. 불안하면 숲이 안 보인다
팔굽혀펴기 열다섯 번이면 다 해결된다
여자는 남자를 위해 화장하지 않는다
달력, 원근법, 그리고 심리학
더 자도 된다, 조간신문은 좀 더 있어야 온다
불안하면 숲이 안 보인다
이 가을, 통속하거나 외롭거나

PART 2. 남에 의해 바뀌면 참 힘들다
한 해가 시작되는 진짜 이유
남에 의해 바뀌면 참 힘들다
구체화할 수 없다면 가짜다
‘뒤로 자빠지는 의자’를 사야 한다
행복은 철저하게 음악적이다
가능한 한 부지런히 보고 다녀야 한다
흉내 낸다고 우습게 여기면 안 된다

PART 3. 금지를 금지하라
금지를 금지하라
대한민국은 ‘시기사회’다
이분법은 나쁜 짓이다
오이디푸스, 아사세, 그리고 홍길동
아! 일본이 분단됐어야 했다
군대 축구, 독일 축구, 그리고 한국 축구
빨리 하시나요?
왜 그래, 아빠같이!

PART 4. 의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인간은 미숙아로 태어나기에 위대하다
기차를 타면서부터 우리는 불행해졌다
밤에 거울 보고 가위바위보를 했다
의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비데, 휴지, 그리고 마우스
난 ‘그 매기’가 ‘그 메기’인 줄 알았다
계속 공부할 거다
행복은 아주 느린 거다!

◆ 에필로그 | 갑자기 말馬을 키워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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